삼성이라는 기업이 사회 전반에 기여하고 있는 역할적인 측면을 봤을 때,
개인적으로는 그리 좋아하는 곳은 아니지만 그들의 브레인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경제 연구소는 정보적인 측면, 학문적인 측면에서 귀감이 되는 곳이라 SERI에서 필독서로
분류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Prologue.
"왜 칭기스칸(범주: 유목민)인가?"
칭기스칸 시대에 정복한 땅은 777만 평방킬로미터로 알렉산더 대왕(348만 평방킬로미터), 나폴레옹(115만), 히틀러(219만), 세 정복자가 모두 정복한 땅보다 크며 작은 몽골이 100~200배 더 큰 나라를 아우르며 무려 150년간 제국을 유지한 비결이 무엇인가에서 시작한다.
그들의 성공비결을 요약하면 "꿈"이라는 것이 있었으며 "꿈의 공유"가 그들을 이끌었다고 작가는 설파하고 있다.
"한 사람이 꿈을 꾸면 꿈이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이 된다"
그들은 농경정착민을 보면서 머물러 사는 자의 안락이 스스로를 안락사 시킬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매일 아침 아프라카에선 가젤이 눈을 뜬다.
그는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죽으리라는 것을 안다.
매일 아침 사자 또한 눈을 뜬다.
그 사자는 가장 느리게 달리는 가젤보다 빨리 달리지 않으면
굶어 죽으리라는 것을 안다.
당신이 사자이건 가젤이건 상관없이
아침에 눈을 뜨면 당신은 질주해야 한다."
위의 글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유목사회와 정착사회를 비교하고 있다.
단순히 유목사회의 우월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은 생존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임을 강조하고 있다.
로마제국이나 중국왕조가 무너진 이유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를 칭기스칸도 언급을 했다고 한다.
"내 자손들이 비단옷을 입고 벽돌집에 사는 날 내 제국이 망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농경사회와 유목사회는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는가..
농경 정착사회의 속성
농경 정착민들의 우선 관심대상은 경작할 토지와 비를 내려줄 하늘이라는 점이다.
위(하늘)와 아래(땅)를 봐야하므로 옆을 볼 필요가 거의 없다.
이웃 사람, 이웃 마을, 이웃 나라와 교류할 필요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 .
세상 넓은 것도 알지 못할만큼 폐쇄적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소유의식이 강해지고 관료제가 발달하고
세금을 징수하고, 행정도 분화를 하게 된다.
정착 사회는 이처럼 수직마인드를 기초로 하게 되므로 식물형 사회이며, 수직사회이다.
이런 사회일 수록 정화력과 절제력을 잃어버릴 경우 온갖 폐해를 드러내게 되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계급과 계층들이 먹이 사슬처럼 생겨나게 된다.
위, 아래, 착취현상, 아첨하고, 군림하고 그러면서 부정과 부패가 창궐한다.
군림과 착취 구조를 가장 확실하게 지켜주는 것이 '자리'다.
길거리 좌판상도 '자릿세'를 물어야 장사를 할 수 있다.
자리를 차지하고 이권을 지키려고 사람마다 혈연으로 뭉치고 지연으로 묶고 학연으로 얽어 맨다.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거부하고 외면한다.
이런 사회는 닫힌 사회에 그치는게 아니라 아예 갇힌 사회가 된다.
수직적 사고가 낳은 해악이라 할 수 있다.
유목사회의 속성
유목 이동민들은 항상 옆을 바라 봐야 살아 남을 수 있다.
생존하려면 싱싱한 풀이 널린 광활한 초지를 끝없이 찾아 혜매야 한다.
그래서 더 뛰어난 이동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더 좋은 무기로 무장해야 한다.
그들에게는 고향이 없다. 한 번 떠나면 그만이고 초원에는 미리 정해진 주인도 없다.
지면 재산을 빼앗기고 상대편 노예가 된다.
노예가 된 사람은 주인을 위해 열심히 싸워 노예를 면하고 새 부족에서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살기 위해서 위가 아니라 옆을 봐야하는 수평 마인드의 사회, 살기 위해 집단을 이동해야 하는 사회가 유목사회다.
그 속에서는 단 하루도 현실에 안주하는 게 허용되지 않는다. 끝까지 승부근성을 놓지 않고 도전해야 한다.
'나와 다른 사람'이 소중하다. 민족이, 종교가, 국적이 다르다는 것도 무시해야 한다.
아니 다른 사람일수록 더 끌어 들여야 한다. 사방이 트인 초원에서 동지가 많아야 살아 남고 적이 많으면 죽게 된다.
모든 개인의 개방화는 사회 전체로 확산된다. 그렇게 해서 그 사회는 출신이나 조건에 얽매이지 않는,
능력에 따라 무한 가능성을 보장하는 사회가 된다.
그 속에서는 효율과 정보가 무척 중요하다. 이동과 효율과 정보의 개념 속에서 시스템이 태어난다.
자리는 착취와 군림의 수단이 아니라 역할과 기능을 발휘하는 곳이다.
최고자리에 앉는 사람은 군림하는 통치자가 아니라 리더다.
그 자리에 누가 앉느냐는 것은 씨족이나 부족의 생사와 직결되는 문제다.
Epilogue
이 책에서 언급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은 초기 50 page 내외에 모두 언급하고 있다.
그 이외의 내용은 유목사회의 속성에 대한 언급들로 앞서 내용들의 부연설명에 해당된다.
아침이면 달려야 하는 아프리카 사자와 가젤처럼, 인류에게 질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
유목민들의 생존을 위한 질주가, 21세기 초입에선 사람들의 일상이 되고 있다는것.
이제 이동적인 관점이 모든 인간의 잠재적 자세이며,
인간 존재의 기본 범주들 가운데 하나라고 말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는것.
현재 자신의 업무적 포지션에 매너리즘 현상이 나타나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