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it은 '통과'입니다.
버스의 예를 들겠습니다. 서울-대전 간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목적지는 대전입니다. 그런데 이 버스는 천안 버스터미널에 들렀다갑니다. 서울을 출발하여 정해진 시간에 천안에 도착하여 손님을 내리고 또 새 손님을 받습니다.
이때 저는 천안을 '트랜짓'하는 것입니다. 트랜짓하는 동안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군것질도 하겠지요.
비행기의 트랜짓도 같습니다. 항공사는 승객들이 트랜짓하는 동안 기내를 청소하고 급유, 급식을 합니다.
트랜짓 승객들이 탑승구로 나오면 항공사 직원들은 'transit'이라고 쓴 알림판을 들고 기다리다가, '트랜짓 카드(transit card)'를 나눠줍니다.
승객들이 혹시라도 다른 비행기를 타지말고 카드에 적힌 비행기를 다시 타라고 알려주는 증표입니다.
손님들은 보통 1~2시간 정도 탑승구 근처 대기실(transit point, transit area)에서 기다리거나 면세점에서 쇼핑을 할 수도 있습니다. 탑승시간이 되면 트랜짓 손님들이 새 손님보다 먼저 비행기를 타게 되며 이때 트랜짓카드를 반납합니다.
사실상 티켓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트랜짓하려고 내릴 때, 부친 짐(check-in baggage)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기내에 가지고 탄 짐(hand carried baggae)은 귀중품만 들고 내리면 됩니다.
서울-홍콩 노선의 경우 타이페이에서, 서울-방콕 노선의 경우 홍콩 또는 타이페이에서 트랜짓을 하는 노선이 많습니다.
결국, 트랜짓은 같은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는데 잠시 들렀다 가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간혹 어떤 트랜짓의 경우에는 승객들이 기내에 머물게도 합니다.
트랜스퍼 transfer는 '환승' 즉 '갈아타기'입니다.
이번에는 기차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서울-구미까지 가장 빨리 가고 싶습니다.
방법은 서울-대전 구간은 KTX를 타고, 대전-구미 구간은 무궁화로 바꿔타면 됩니다(KTX가 구미에 정차하지 않으므로). 이때 저는 대전에서 '트랜스퍼'를 한 것입니다. 다른 열차로로 갈아탄 것입니다.
트랜스퍼하려고 내릴 때 탑승구에 항공사 직원들이 'transfer'나 'transit'라고 쓰인 안내문을 들고 도착(arrivals) 손님과는 다른 쪽으로 유도를 합니다. 트랜짓 손님은 같은 비행기를 다시 타므로 근처에서 기다리면 되고, 트랜스퍼 손님들은 갈아탈 비행기의 탑승 시간에 맞춰 해당 탑승구로 이동하면 됩니다. 탑승구로 가는 방법은 transfer라고 쓰인 안내판을 따라 가다 항공출발 안내 스크린을 통해 트랜스퍼할 항공기 편명, 시간, 탑승구번호(gate number)를 확인하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트랜스퍼 시간이 1시간 밖에 안되는 짧을 때입니다. 갈아타는(트랜스퍼)하는 비행기 탑승구를 찾는데 의외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탑승할 때는 출발지 공항에서 발급해 준 환승용 탑승권(보딩패스)를 제시하면 됩니다. 보통 당일 트랜스퍼할 경우 최초출발지에서 보딩패스를 같이 발급 처리해 줍니다. 따라서 트랜스퍼는 반드시 처음 탈 때와 트랜스퍼할 항공의 별도 보딩패스가 있어야만 합니다. (트랜짓은 보딩패스 없이 트랜짓카드가 대신합니다.)
환승 대기하는 동안 승객은 공항 내의 보세 구역 안에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짐은 출발지에서 보낸 것은 자동으로 새 비행기로 옮겨지게 되며, 비행기에 가지고 탄 것은 모두 직접 챙겨서 가져가야 합니다.
트랜스퍼 시간이 3~4 시간 이상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1박을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날 연결편의 경우에는 항공사에서 호텔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가격이 싼 티켓의 경우에는 승객의 별도 부담인 경우도 있습니다.
장시간 대기 트랜스퍼 때는 승객이 선택을 해야 합니다. 중간기착지 국가에 정식 입국을 할 것인가 아니면 공항 안 면세구역에 머물 것인가를 말입니다. 갈아탈 때까지 시간을 해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떤 항공사의 경우에는 이 시간동안을 위해 패키지투어를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싱가폴항공, 아랍에미레이트항공, 요즘 인천공항에서도 제공함).
입국을 하기로 했다면 그 나라가 비자가 필요한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많은 나라들은 트랜스퍼 승객인 경우에는 '통과비자(transit visa)'라는 형식을 취해 보통 3일까지 입국을 허락하기도 합니다. 이때는 환승승객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출국용 항공권 혹은 보딩패스를 제시해야만 합니다.
입국 후에는 체류가 허가된 기간동안은 자유롭습니다. 트랜스퍼 시간까지 공항으로 돌아와서 출국수속을 받은 후 탑승구로 가면 됩니다. 당일 연결편의 경우에는 보딩패스를 출발지 공항에서 이미 받았을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항공사 카운터에서 항공권을 제시하고 보딩패스를 받아야 합니다.
간혹 트랜스퍼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 공항 안에 머무르고 있는 경우에도 환승할 비행기의 보딩패스를 직접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보세구역 안의 항공사 카운터로 찾아가서 티켓을 제시하면 보딩패스를 발급해 줍니다.
정리하면, 짧은 트랜스퍼인 경우에는 공항 안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바꿔탈 비행기 시간에 맞춰 해당 탑승구로 갑니다. 긴 트랜스퍼일 경우에는 정식 입국 혹은 항공사 패키지투어, 보세구역 안 호텔 등에 머무르다 탑승 시간에 맞춰 갑니다. 이때는 출입국 수속을 거쳐야 하고 공항세를 내야 합니다.
서울-런던행 타이항공을 탄다고 하면, 100% 방콕에서 트랜스퍼를 하게 됩니다. 캐세이퍼시픽으로 서울-런던을 갈 경우 홍콩에서 트랜스퍼를 합니다. 또 일본항공(JAL)을 타고 LA를 갈 경우에는 도쿄에서 트랜스퍼를 합니다.
스탑오버 stopover는 '체류'입니다.
유럽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태국 여행도 같이 하고 싶습니다. 이때 타이항공을 이용하게 되면, 서울-방콕-런던의 항공권 구입이 가능합니다. 최종목적지는 런던이지만, 방콕에 내려서 놀다가 원하는 날 런던으로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때 '방콕을 스탑오버한다'고 합니다(레이오버 lay over라고도 함). 승객 입장에서 보면, 스탑오버는 항공사 노선을 활용하여 더 많은 여행지를 방문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스탑오버는 보통 입출국과 똑같습니다. 머무르는 나라에 정식 입국 수속을 하여 지내다가 원하는 날에 최종목적지로 출국하면 됩니다. 짐도 모두 가지고 타고 내립니다.
출발 전날까지는 항공사에 다시 비행기를 탄다는 '리컨펌(reconfirm)'을 해주어야 합니다. 출발 당일날은 보통 비행기 탈때와 마찬가지로 보딩패스를 받고 짐을 보낼 건 보내고 출국수속을 하면 됩니다. 이때 공항세는 항공권 살 때 포함되어 있을 수도 아닐 수도 있으나, 어째든 내는 것입니다.
체류지에서 최종목적지로 가는 날짜는 항공권 구입할 때 미리 예약할 수도 있고, '오픈(open)'하여 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짧은 체류 날짜 내에 해외에서 다시 예약을 잡는 것은 불편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수료를 내야하기도 합니다. 가격 면에서 스탑오버편은 트랜스퍼편에 비해 더 비싸다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또 스탑오버 기간이 정해진 티켓도 있습니다.
실제로 12시간이 넘는 트랜스퍼나 스탑오버는 거의 마찬가지입니다. 차이는 항공사의 요청이냐(트랜스퍼), 승객의 요청이냐(스탑오버)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