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나이 육십하고 하나일 때 / 이장희 >
내 나이 열하고 아홉살엔 첫사랑에 잠못이루고
언제나 사랑한건 두꺼운 책, 두꺼운 책이었지.
가끔은 울기도하고 가슴속엔 꿈이 가득했었지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일때 온 세상이 내 것 같았고
언제나 사랑한건 나의 조국 그리고 내 자신 뿐이었지.
가끔은 절망도 했고 가슴속엔 뜨거운 피가 끓고 있었지.
내 나이 스물하고 아홉살엔 내 사랑을 나는 찾았고
언제나 사랑한건 나의 아내, 내 아내 뿐이었지.
가끔은 두주먹으로 벽을 두들겨댔지만
가슴 한 구석엔 아직 꿈이 남아있었지.
내 나이 육십하고 하나일땐
난 그땐 도대체 어떤 모습을 할까?
그때도 사랑하는건 나의 아내, 내 아내 뿐일까
그때도 울 수 있고 가슴 한구석엔 아직 꿈이 남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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