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유서>
나는 정치인으로서의 노무현 보다는 사상가로서의 노무현을 더 좋아한다.
정당을 유지하고 정당의 번영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 무릇 정치인들의 놀음이라고 한다면
노무현 전대통령은 그토록 염원했던 자신의 기운을 담은 정당을 만들었지만 그 정당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정체 불명의 민주 정당들이 생겨난 것이 아닌가 한다.
그의 정신을 계승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유서를 읽을 때마다 그 때 그가 놓였을 상황에 공감하며 눈시울을 적신곤 한다.
매 번 위기적 상황이 올 때마다 그는 마지막 히든카드를 들고있던 시대의 승부사 이기도 했다.
하지만 퇴임 후,
자신을 지켜주었던 인생의 동지들과 자신에게 도움을 준 기업인들, 가족들..
모두 자신을 버려서라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비정상적으로 먼지털듯 털려 낱낱이 발가 벗겨져
거리로 내몰린 상황에서 그가 남긴 유서 中 '~신세를 졌다, ~고통이 크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는 말은
그가 마지막으로 들고 있는 히든카드였던 "죽음"의 선택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물론 정치인으로서 노무현 전대통령이 임기 후 본인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음을 시인한 것처럼
대한민국의 전분야에 걸쳐 혁혁한 발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자신보다 국민들을 더 생각한 대통령이라는 점과 대한민국 헌정사상 이토록 민주주의가
창궐할 수 있도록 기여한 분은 이 분, 단 한 분이라는 것은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토록 민주주의의 성장을 위해 자신을 낮춘 그 였지만
그가 죽은지 1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다시 10년 이상 퇴보를 했고
1년만에 찾은 그 곳은 국가의 투자가 없었던 관계로 아직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와 동세대를 살 수 있었다는 것과 그의 백성으로 살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는
말을 남겨 놓고 빼곡히 줄을 서 있는 자동차 행렬을 뒤로하고
다시 생업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