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ing else

까칠한걸?

geston 2010. 12. 15. 15:44

까칠까칠하다. '거칠다'의 파생어쯤 되려나?
표준어는 아닌듯 하다.
어쨋든, 말하는 폼새가 부드럽기 보다는 날카롭고 툭툭 던지듯 얘기하고 고의적이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 이게 중요하다 - 남의 약점을 바깥으로 끌어내고
그래서 별다른 이유도 없이 경계심과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
'까칠한걸?' 이라고 얘기한다.

일상적인 표현은 아니고 내 주변에 누군가가 즐겨쓰는 표현이다.

근데 그 '까칠함'이란 단지 말하는 사람으로 인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는 별 의도없이 얘기한 것인데 상대방은 그 의도 자체를 파악하기 전에
벌써 '까칠함'을 느끼고 있다면
그건 나의 '까칠함'인가 아니면 그의 '까칠함'인가?
도무지 판단하기 곤란하다.
게다가 판단을 위한 더 이상의 대화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말문을 닫고 고개를 돌려 버리니까...

그래서 사람들이 처음 만날 때는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얘기를 해야 하는 것인가 보다.
아무리 상대방이 "저는 이러저러한 편견은 없어요"라고 얘기하거나 "툭 터놓고 얘기하죠"라고 말한다 하여
그것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곤란하다.
그랬다간 십중 팔구 '까칠한걸?'이라고 매도당하기 마련이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까칠함'을 선사하고 있는 수많은 인생들이여.
말을 쉽게 믿지 말지어다.

p.s.
올 해 6월 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 금연을 했다.
그동안 내가 그렇게 까칠했단다. *^^*
그 이후로 다시 담배를 피기 시작했고 오늘 아침부터 다시 금연에 들어갔다.
매일 군내나고 텁텁하게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이젠 끝날 것이라 보고... 
내가 금연한다? 못한다?
내기 할 사람?
오늘은 하루 종일 야바위꾼 놀이군..